아이가 처음으로 말을 하는 순간은 모든 부모에게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또래에 비해 말을 늦게 하거나,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걱정이 앞서는 것이 당연합니다. “조금 더 기다려 볼까?”,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기다가 중요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 지연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자극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병원을 방문해야 할까요?

1. 언어 발달의 정상 범위는?
언어 발달은 단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보통 다음과 같은 기준을 참고로 합니다.
- 12개월 : 엄마, 아빠 등의 단어를 말할 수 있다.
- 18개월 : 10개 이상의 단어를 사용한다.
- 24개월 : 두 단어를 연결해서 말한다.(“엄마 물” 등)
- 36개월 : 3~4어절 문장 사용, 낯선 사람도 말의 50~70% 이해 가능
이 기준은 평균적인 발달 속도이며, 다소 빠르거나 느릴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가 같은 속도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균적인 발달 기준은 존재합니다.
생후 12개월에는 ‘엄마’, ‘빠빠’ 등 한두 단어를 말하고, 18개월에는 10개 이상의 단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24개월이 되면 두 단어를 연결해 “엄마 물”, “강아지 줘” 같은 간단한 문장을 구사해야 하며, 36개월이 되면 3~4 어절의 문장을 말하고, 낯선 사람도 말의 절반 이상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단순한 ‘느림’이 아닌 언어 발달 지연일 수 있습니다.
2. 이런 경우 병원을 방문하세요
언어 발달 지연이 의심되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전문기관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생후 15개월이 넘었는데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24개월이 되어도 두 단어 이상을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또한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않거나, 눈 맞춤이 거의 없고 특정 소리에 반응이 둔한 경우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언어 지연이 아니라 청력 이상이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15개월이 지나도 단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음
- 24개월이 되어도 두 단어 문장을 만들지 못함
- 옹알이만 반복하고 의미 있는 말은 거의 없음
-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고 눈 맞춤이 잘 안됨
- 일상 소리에 대한 반응이 둔함(청력 문제 의심)
3. 병원에서는 어떤 검사를 하나요?
일반적으로 소아정신과나 재활의학과에서는 문진을 통해 아이의 성장 이력과 현재 언어 사용 상태를 확인하고, 청력 검사를 통해 소리 인식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이후 언어 발달 검사를 통해 아이의 표현 언어와 수용 언어 수준을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감각 통합이나 사회성 평가도 함께 진행합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언어치료, 놀이치료, 부모 코칭 등이 추천됩니다.
- 문진과 발달 이력 확인
- 청력 검사
- 언어발달평가(K-CDI, PRES 등)
- 필요 시 감각 통합 및 행동 평가
4. 조기 개입이 중요한 이유
언어 발달 지연은 빨리 개입할수록 효과가 좋습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가 아니라 인지 능력, 사회성, 정서 발달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언어 자극을 적절히 받지 못하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또래 관계에서도 소외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조기 개입은 이러한 2차 문제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많은 연구에서도 생후 3세 이전의 언어 자극이 뇌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5. 부모가 할 수 있는 첫걸음
병원을 방문하기 전 부모가 일상에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상호작용입니다.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말 걸기, 아이가 말하려고 할 때 기다려주기, 하루 10분씩 책 읽어주기, 텔레비전이나 미디어를 멀리하고 대화를 중심으로 한 자극 주기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아이가 말을 하거나 옹알이를 할 때 긍정적으로 반응해주는 것도 언어 습득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언어는 반복과 모방을 통해 발달하므로, 부모의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 눈 맞추기와 반응하기
- 하루 10~15분 책 읽어주기
- 아이의 말을 반복해주고 기다려주기
- 미디어보다는 직접 대화 중심의 자극 주기
6. 단순 언어 지연?
간혹 “말 늦게 트는 아이들도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실제로 아이마다 발달 속도는 다를 수 있고, 늦게 시작해도 정상적으로 따라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단순 언어 지연은 모든 아이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아는 것입니다.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며,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단순히 말이 늦은 아이인지, 개입이 필요한 발달 지연인지 확인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하며
아이의 언어 발달은 단순히 말하는 능력을 넘어서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첫걸음입니다. 언어는 정서적 발달, 사회성, 학습 능력에 까지 영향을 줍니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세밀한 관찰과 전문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조기 개입은 아이의 삶을 바꾸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